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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_Study abroad

Chapter 7 - Struggling in my life


Chapter 7 - Struggling in the life

 

# 이 글은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입니다.

 

October 19 ~ 23, 2009

Monday



“제기랄!!!!!!!!!!!!!!!!!!!!!!!!!!!!!!!!!!!!!!!!!!!!!!!!!!!!!!!!!!!!!!!!!!!!!!!!!!!!
이 쓰레기 같은 녀석! 도대체 몇 번째야? 그럴꺼면 한국에 돌아가! 정신 안 차릴래?"

미국, 텍사스, Fortworth에 위치한 Southwestern 신학대학원 기숙사 205호 조그만 방에서 한 청년이 침대를 두드리며 절규하고 있다.

“이 미친 녀석! 이 벼락 맞을 녀석! 괘씸한 녀석! 겁나 개념 없는 녀석!
너 이정도 밖에 안되는 녀석이었냐!!! 된장 맞을 녀석아!!!”

“왜 그러니 요한아?”

요한이라 불린 청년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죄송해요 형. 제가 너무 한심해서요.”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형이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휴... 제가... 제가... 또...”

“괜찮아, 형 한테 다 말해봐.”

“휴... 제가... 제가.... 또 늦잠을 잤어요.”

순간 형의 얼굴에 뻥진 표정이 떠올랐다.

“뭐? 아, 아니... 그게 그렇게 심각하니?”

“벌써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번을 결심하고 결심했는데 또 다시 새벽기도 갔다와서 자요.
저 번주에 이러다가 채플도 놓치고 오전 시간을 완전히 헛되이 보내잖아요.
재침해도 몸만 더 피곤한 걸 아는데도 침대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요한이가 침울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그렇지만 형은 뻥진표정이 채 사라지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요한아. 잠을 잘 자는 건 좋은거야. 가끔씩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걸로 심각하게 스트레스 받고 마음에 두고 있으면 다른 것도 잘 못하고 갈수록 힘들어지게 돼.”

“형, 제가 낙천적인 것 같으세요, 비관적인 것 같으세요?”

뜬금없는 질문에 살짝 당황한 형.

"아..... 비관적... 은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겠구나.“

“사실 전 무지 낙천적이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스도 잘 안 받고 왠만한 안 좋은 일은 금방 잊어버려요.”

“그래? 낙천적.....이니...?”

“네. 그래서 이렇게 스스로를 많이 질책하고 강조하지 않으면 또 금방 잊어버려서 또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요. 그래서 좀 마음을 굳게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뭐 이런 녀석이!!!’

“아, 그렇구나... 그래...”

형은 좀처럼 보기 힘든 유형의 인간이라 생각했다.

“지금 몇시죠?”

“1시 다 되어 가네.”

“휴, 4시간 잤네. Proof reading 받으러 Writing Center에 가야겠어요.”

“뭐? 몇 시간 잤다고?”

“4시간이요. 오늘 Paper Due라서 쓰느라 날 새고 9시에 잤거든요.”

‘그런데 뭐가 늦잠을 잤다는 거야!!!’
형은 속으로 웅얼거렸다.

“형 전 이만 나가볼께요. 저녁에 Presentation도 있거든요.”

“어, 그래라. 고생해라.”



요한은 미리 대량 생산해 둔 스파게티를 간단히 먹고 학생들의 글을 읽고 잘 쓰도록 도와주는 Writing Center로 향했다.
몇 가지 수정을 본 후 저녁에 있는 Group Presentation을 위해 대본을 썼다.
아무래도 영어로 하는 첫 발표이기에 긴장도 많이 되고 걱정이 되는지 대사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도 일일이 적으며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길 어느 덧 5시. 수업은 6시 15분이지만 5시 30분에 미리 가서 조원들과 맞춰보기로 되어 있다.

“지금 전화하면 아침 7시인가?”

요한은 한국으로 전화할 때 쓰는 070 전화기를 잠깐 들어올렸다. 번호판에 손을 올리고 010을 눌렀지만 뭔가를 생각하듯 이맛살을 살짝 찌푸렸다.

“출근하느라 바쁘겠지...”

취소 버튼을 누르며 요한은 가방을 들쳐매고 Classroom으로 향했다.



At night after presentation

발표를 성공리에 마친 요한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아, 고생했어 요한아. 잘했다. 이제 좀 잘 수 있겠어. 일찍 자고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나 아침을 활용하는 거야!”

어려운 순간을 벗어난 자기에게 스스로 위로하며 요한은 과제와 수업 스케줄을 확인하고 온라인 퀴즈를 보는 Blackboard을 열었다.

“어?”

한시름 놓고 있던 요한의 안색이 순간 흐려졌다.

“어? 어?”


서둘러 Life-span Development 책을 두꺼운 꺼내들고 이곳 저곳을 펼쳐보고 그 과목 Syllabus를 확인해 보는 요한의 얼굴에 갈수록 먹구름이 짙어졌다.

“아!!!!!!!!!!!!!!!!!!!!! 또.... 젠장... 이 한심한 녀석... 부끄러운 줄도 모르냐.”

Human Growth and Development라는 수업을 듣고 있는 요한은 일주일에 두 번씩 온라인으로 Quiz를 봐야 한다.
Open book 시험이라 1, 2시간이면 좋은 점수를 맞을 수 있는 Quiz이지만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닫힌다.
지난 주, 스케줄을 잘못 생각하고 놓쳤다가 교수에게 사정사정해서 점수의 5% 삭감의 Penalty를 받으면서 간신히 다시 칠 수 있었다.

“아, 어떻게 두 번 연속으로 그럴 수 있지? 내가 정말 제 정신인가...”

요한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정말 부끄러운 마음을 담아 교수에게 e-mail을 쓰기 시작했다.

 

Tuesday

"제에에에에에에에엔장!!!!!!!!!!!!!!!!!!!!!!!!!!!!!!!!!!!!!“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나 시계를 본 요한은 다시금 절규했다.

“10시 50분! 이런 한심한 녀석!”

씻는 둥 마는 둥, 가방을 싸는 둥 마는 둥,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급하게 준비한 요한은 11시 Chapel에 늦지 않기 위해 방문을 박찼다. 닫히는 문 틈 사이로 하얀색 070 전화기가 살짝 내비쳤다.

“젠장... 미안해, 미안해. 아, 나 왜이리 한심하냐...”


Chapel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 10분. 출석 Check용 Card를 긁었지만 지각으로 처리 될 것이 뻔했다. 축처진 어깨로 2층 구석진 자리로 향하는 요한의 마음은 자기 혐오로 가득차 있었다.

<본문내용과는 상관없음>


“Hey, Yohan, how are you?"

"Ah.... fine. Thanks."

2층에 앉아있던 중국인 여자아이가 빼꼼 요한의 옆자리에 와서 앉으며 물었다.

“You don't look like fine. Are you okay?"

"Um, to be honest, I got up so late this morning."

"When did you get up?"

"At 10:50."

"Wow? then, how can you be here, now?"

"You see my look. I just ran here right after I got up."

"Oh, I see. Don't worry. I sometimes do so."

귀여운 얼굴로 활짝 웃으며 위로해 주니 조금은 위로가 되는지 요한은 평소의 표정,
옅은 미소가 달린 얼굴을 되찾기 시작했다.

“Thank you."

 

Wednesday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미안, 갑자기 Paper랑 Presentation이랑 겹치고, 여러 가지가 많이 생겨서 정신이 없었어.
한국이랑 시간대도 달라서 몇 번 전화하려다가 자기도 바쁜 시간대인 것 같아서 전화 못했어. 미안. 왠지 변명 같다. 내가 다 잘못한 거야. 미안.”

“이해해.”

“응. 고마워. 미안.”

“자기 바쁜 거 이해해. 나도 자기 못지않게 바쁘니까. 하지만...”

요한은 갑자기 가슴 저편에서 밀려오는 불안감을 꿀꺽 삼키며 눌렀다.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이 안되겠어.”

“미안해, 앞으로 연락 잘 할게.”

“단순히 며칠 연락 안 한 것 때문이 아냐.”

“이런 때가 올 줄 예상하고, 힘들 것 예상하고 이겨낼 각오를 했었는데.... 이렇게나 힘든 줄 몰랐어.”

“......”

“당분간 연락치 말자. 내게 생각할 시간을 줘.”

“자기야...”

“연락 줄게. 그리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할게.”

 

전화를 끊고도 요한은 한참을 그 자리에서 전화기만을 바라본채 서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시계를 보았다.

“1시네.”

요한은 1시 15분 수업을 위해 주섬주섬 짐을 쌌다. 짐을 싸는 내내 이를 악문 그의 눈은 쏘아보듯 강렬했지만 물씬히 젖어있었다.


수업 후에 스케줄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스티븐의 생일 파티. 한국문화와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인도네시안 친구이다. 파티는 중국 뷔페에서 열렸고, 스티븐 얼굴의 케익을 뭉개는 둥 많은 친구들이 즐거운 파티를 가졌다.

<본문 인물, 상황과 다름>

“How much is it?"

미국 특성상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히 Dutch pay이다.

“It's 12 dollars."

"Here."

"Thanks."

요한은 받은 recipe를 손 안에 우겨쥐고 주머니에 넣었다.

‘휴, 오늘도 이렇게 돈이 나가는 구나.’

미국은 식재료가 싸고 외식비가 무척 비싸다.
요한이의 먹는 패턴으로 따지면 12 달러로 일주일을 먹을 수도 있는 돈이다.

<음식 만들기 사진들>



1년간 돈을 모아 미국에 오긴 했지만 상승한 환율과 초기 정착금 등으로 이미 상당한 돈을 쓴 요한이에겐 자금적 여유가 없다.
Part-time job을 잡으려 했지만 첫 학기는 적응하기 바빠서 적극적으로 알아보지 못한 탓인지, 쉽사리 일자리가 들어오지 않는다.
다음 학기를 다닐 수 있을까? 가슴 위에 큰 돌이 얹힌 듯하다.

 

Thursday

"뚜르르르르르...“

"뚜르르르르르...“

"뚜르르르르르...“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전화기를 내려놓는 요한의 손이 살짝 떨렸다. 현재시간 새벽 5시. 5 page 짜리 Paper를 써야 하는데 뭘 써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야 마무리가 됐다.





“잘까, 말까?”

침대 근처에서 잠깐 서성인 후 요한은 알람을 맞추고 침대에 누웠다. 이불을 뒤집어 올려 쓰며 눈을 감는 그의 입에서 흐느끼는 듯한 한숨이 길게 새어나왔다.

“휴.....................................................................................................................”



“Hey, Yohan, how are you doing?"

"I am doing fine. How are you?"

"I am good."

Kaley가 상큼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른 인물임>


"Is everything okay with your legs?"

Kaley는 금이 갔던 다리를 툭툭 두드리며 대답했다.

“It's alright. It is thanks to your prayer.
Thank you for you prayed for me"

요한은 그 특유의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답변했다.

“It was my pleasure."

“Ah... It's so sweet."

“Bye."

“See you."

Kaley와 인사를 하고 걸어가는 요한의 등 뒤로 누군가가 소리없이 접근했다.

“왁!”

“앗! 누나! 놀랬어요.”

“ㅋㅋㅋ 많이 놀랬니? 미안. 지금 뭐하니?”

“방금 수업 끝나서... 좀 쉴까 해요.”

“그래? 그럼 잠깐 시간 좀 줄래? 얘기 하고픈게 있어서.”

“네, 물론이죠.”

그들은 근처 푸른 나무 아래 약간 한적한 벤치에 앉아 대화를 시작했다.

“너 여자친구 있지?”

“네.”

“어때, 여자친구랑 잘 지내니?”“뭐... 그럭저럭요.”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은 듯 하다.

“흠... 그래. 누가 너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길래.”

“네, 확실히 얘기해 주세요. 저 여자친구 있다고.”

“그런데, 그 아이가 너한테 마음에 있는 것 같아서, 있잖아. 그 마음이 좀 순수한 것 같아서, 내가 좀 짠하더라고. 그래서 여자친구는 있긴 한데, 잘 모르겠다고 얘기 해 줬거든, 그냥 너무 실망하고 맘 상할 것 같은데, 얘가 너무 순수하고, 진심이라서, 희망을 좀 주고 그리고 싶어서. 마음이 공감이 되잖아. 그렇지 않니?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고, 좋은 친구로 지낼 수도 있는 거고, 유학생활에서 외로울 때 서로 돕고 그러면 좋지 않겠니? 아무래도 마음이 너무 순수해서... 그래도 여자친구 있으면 안되겠지만, 잘 사귀고 있지?”

요한이의 표정이 순간 엄해진다.

“누나,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 것 같긴 한데, Clear하지가 않아요. 누구에요?”

“누군지 말하긴 좀 그렇고... 너도 아는 애야.”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건 분명히 그 아이가 나를 잘 모르고 혼자 착각해서 생각한 거에요.
순수하고 제대로 좋아하고 그런게 아니고요.
저 여자친구 있다고 항상 말하고 다니고, 여자들을 개인적으로 단둘이 만나거나 연락하거나 한 적 한번도 없다구요.”

“그래도 사람이라는게 잘 모르는 거잖아.”

“죄송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그 아이에게 확실히 말해주세요.
저는 결혼할 여자친구가 있다고요.”

“어? 정말?”

“네, 결혼할 여자친구에요.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 보면 그렇게 말해주세요.”

“.......”

누나와 대화가 끝난 후 방으로 돌아오자 마자 요한은 070 전화기를 확인해 보았다.
아무런 메시지도 수신 기록도 없었다. 요한은 묵묵히 책을 펼쳐들고 금요일까지 내야하는 Paper를 쓰기 시작했다.
타자를 치는 그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지만 왠지 무거운 듯 힘겹게 움직이는 듯 했다.

 

Friday

요한은 모처럼 새벽 원하는 시간에 일어났다.
새벽기도를 갔다온 후 잠도 자지 않았고 Q.T.와 좋은 생각을 하며 아침을 시작했다.
지난 밤 썼던 페이퍼는 시간이 부족하여 Native speaker (원어민)에게 Proof reading(검토)를 부탁하지 못하고 냈지만 그리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밤새워 쓰러지다시피 썼던 Paper들이었지만 Proof reading을 안 받고도 좋은 점수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간밤에 꿈이 좋았던 탓일까?



"Can Jesus sin?"

"I think the answer is both yes and no.
It is because Jesus is both a whole human being and God.
He had a freewill as a person has.
So He could go against God if He wanted to do.
Taking an example, Jesus prayed to God before he was crucified, "Please take away this cup, but I will follow Your will."
Jesus could choose not to follow the Father God.
In this point of view, He can go against God.
so it means, Yes, He can make a sin.
However, He would never do so because He is God as well.
So, it means, No, too."

 

부들부들 떨고 손아귀에는 땀이 가득했지만 요한은 하던 말을 끝까지 이어갔다.
처음으로 수업 중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그 의견으로 인해 수업 내에 엄청난 반향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겐 참으로 뜻 깊은 첫 시도였다.
그 흥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은 채 수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이 희한하게도 기숙사로 돌아갔는데도 더욱더 두근거렸다.

“뭐지?”

의아한 듯 떨리는 가슴을 움켜쥐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싸이월드에 들어갔다.

Update된 새 게시물 하나가 보였다.

 

나는 문득 외로워 졌었어.

......................................................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도했어.

........................................

아무런 대답도 못 들던 내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어.

남들처럼 쉬운 사랑을 했다면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냈을 지도 모른다.

.........................................

아직도 마음이 어려운 건 사실이야. 가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슬퍼질 때가 있어.

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고, 믿고 천천히 나아갈게.

기다려줘서 고마워. 사랑해.



요한이의 손엔 어느샌가 전화기가 들려있었다. 신호음이 가고 상대방이 받았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세가지 말로만 이루어진 긴 통화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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