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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_Study abroad

Chapter 5 - Are you Korean?

Chapter 5 - Are you Korean?

October 3, 2009

 

'웅성, 웅성, 웅성, 웅성'

“자, 모두 잠깐만 조용히 해주시고요. 이번에 신입생들이 많이 왔고 아직 서로 모르는 분들이 계시니 돌아가면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 쪽 끝에 파란색 티셔츠 입으신 분부터 해주시겠어요?”

기존 Southwestern 한인학생 모임에 있던 Single 모임이 "Southwestern 한인 청년 모임“이란 다소 길고 건전(?)한 이름으로 새 출범하는 자리에 역시 뽑히신 이 회장님께서 모임을 이끌며 말을 하셨다.

“네, 제 이름은 윤 희광이고요, 한동대 졸업하고 바로 왔습니다. 나이는 여기 나이로 25살입니다. M.div 전공입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짝짝’

거의 막내 축의 속하는 희광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각 사람이 순서에 맞춰 소개를 해 나갔다.

“.......... 기독교 상담 전공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

자기 나이 보다 두 세 살은 어려보이는 신입생의 소개가 끝났다. 살짝 까만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24~5살 쯤으로 보이는 청년이 일어나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Well, my name is Yohan Kim. I'm doing MACE, Christian Education. This is my first semester. And, I am 26 years old in American age. I am from South Korea. I am a native korean speaker."

‘누구야? 쟤 왜 영어로 말하지?’

‘한국인인 것 같은데...’

‘쟤 한국인 아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The reason why I speak in English is that I am not good at English. So, I try to learn English by speaking only English. So, I'll be glad if you talk to me in English as well. Thank you."

‘뭐야 쟤. 한국 사람들 모임와서 영어로 말하고...’

‘와, 2세인가? 영어 잘하네.’

‘웃겨, 한국사람이면 한국말을 써야지.’

자기소개를 끝난 요한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반응을 하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얼굴의 미소를 띄며 자리에 앉았다. 손아귀를 흥건히 적신 땀은 식탁으로 가려져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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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Hello."

"How are you doing?"

"I am good. How are you?"

"Good."

"저... 한국분 아니세요?“

“...Yes, I am."

"아, 2세신가요?“

"...No, I am not."

"어, 그럼.. 한국말을 잘 못하시는 건가요?“

“No, I am just practicing English because I have studied English only in Korea, so I am not good at it."

“영어 잘하시는데요, 뭘. 한국말도 잘하시는 거죠?”

“Thanks. Yes. But I want to use only English as much as I can."

그러자 요한보다 10살은 많아 보이는 한국인이 대답했다.

“그래도 저는 한국사람인데...”

“......Yep......”

요한은 꾸벅 인사를 한 후 자리를 떴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 한명의 한국인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꾸벅’

요한은 얼굴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깊게 숙여 인사를 하고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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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아직 싸이월드 클럽 가입 안 했네?”

“아... 누나. 클럽이 있어요?”

“어, 이번에 한인 청년부 클럽 만들었으니까 가입하고 자주 방문해서 글도 많이 남기고 해라. 한국인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네...”



대답하는 요한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그리 밝지 않았다. 영어만 쓰겠다는 애초의 계획이 시간이 갈수록 불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만 쓰기에는 South 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SWBTS)에 한인 학생이 너무 많았다. 학교 총 학생이 3000명 근처인데 한인 학생은 300명이 넘고 가족까지 합하면 1000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지...’

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피해다니며 미국 친구들만 사귀고 그들과만 교제하는 것이다. 쉽진 않지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배척되고 도움만 받고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이기주의로 찍히기 십상이다. 한국 사회에서 발을 빼기엔 이미 많은 사람을 사귀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감사한 사람들을 무시한다면 난 정말 쓰레기지.’

관계냐? 영어냐? 고민에 빠져 무작정 걷는 요한에게 시커멓고 커다란 것이 스윽 다가왔다.

‘퍽!’

“읔, what?"

"Hey, what's up Yohan?"

"Oh, Jess. I am good. How are you doing?"

"I'm goin' to work. How is your class going?"

"Yep, it's going well. For me, it's hard to catch up, though."

"Oh, man. Don't worry. You will get used to it soon."

"Thanks."

잠시 머뭇.

“Well, then, I've gotta go to work. See you, Yohan."

"Okay. Keep doing good work."

"What? What did you say?"

"I said, keep doing good work."

"Oh, thanks. Good bye."

“Bye."

요한과 Jess가 알고 지낸지 2달이 되었다. 요한의 초대로 밥도 한번 같이 먹었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한다. 하지만 그것이 다이다. 인사 이후로 넘어가기엔 그들의 정서와 경험과 문화가 너무 달랐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요한의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 지나치며 인사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입을 꾹 다문채 고개를 푹 숙이며 힘 없는 미소를 지었다. Hi와 what's up을 외치는 미국인들에겐 기운 빠진 오른 손만 털레털레 좌우로 흔들 뿐이다. 방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을 가기 위해 문을 밀었다.

‘부스럭’

화장실 문 앞에 A4용지 한 장이 붙어있다.

- Ping pong Tournament, Friday, October 1st. At Student Cen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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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go go go."

“요한아, 한국인이 강하다는 걸 보여줘.”

요한의 맞은편에 선 이집트인 Imal의 눈이 번뜩였다. 점수는 21 대 20. 마지막 결승전, Deuce 상태로 요한이 한 점 앞서고 있다. Imal이 공을 살짝 위로 던지며 serve를 시작했다.

‘난 지금 이집트 대표로 여기 나와있는거야! 이 자리에서 우리 이집트의 이름을 온 SWBTS에 날리는 거야! 그래 난 할 수 있어! 한국 보다 이집트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야! 받아라! 궁극의 Super ultra hyper spin serve!!!'

Imal의 강한 집념과 뱃살의 무게가 담긴 공은 강력한 왼쪽 스핀을 머금고 빛살같이 탁구대 왼쪽 끝 구석으로 튀어 들어왔다.

‘이 스핀은 이미 파악했다고!’

요한은 이미 왼쪽 편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왼발을 살짝 앞으로 디디며 상체를 왼쪽으로 깊이 틀고 라켓은 왼쪽 허리로 깊게 숙여져 있다. 정확한 백스윙 포즈다.

‘딱!’

라켓 표면 붉은 고무에 공이 맞는 순간 공은 무서운 회전과 함께 라켓 위를 굴러 왼쪽으로 빠지려고 했다.

‘어림없지!’

요한은 소리 없는 기합을 내지르며 팔을 크게 휘둘렀다. 시원한 백스윙이다.

‘딱, 탕, 탕, 탕탕탕탕탕...’

“와~~~~~~~!!!!!!!!!!!!!”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경기를 관람하던 모든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친다.

“Okay, The final winner of Ping pong Tournament is, Yohan Kim."

"Yes!!!!!!!!!!!!"



남자 기숙사에서 주최해서 하는 작은 탁구 경기였지만 1등을 하게 된 요한은 마음껏 기쁨 마음을 표현했다. 사실 탁구 우승보다도 상품에 마음이 있었다.

“에게, 이게 뭐야.”

3등은 스무디 한 잔이었다. 2등은 스무디 한 잔이었다. 1등도 스무디 한 잔이었다.

‘와, 짜다. 좀 더 쓰지...’

단순히 기숙사 자체 친목을 다지기 위해 열은 것이기에 상품에 큰 가치를 두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요한은 왠지 낚인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밖에 없었다.

“Hey, Yohan. Congratulations "

"Ah, John and Aaron. Thank you."

요한과 전 시합과 전전 시합에서 대결하여 떨어진 John과 Aaron이다. John은 25살, American인데 이미 결혼을 했고, Aaron은 호주에서 온 신입생이다.

“We often play ping pong on Saturday. Why don't we play together?"

"That's great. I like it."

"Then, what's your number? I will call you when we play."

"Okay, my number is..."

요한은 번호를 불러주었다. 탁구대회를 1등하고 상품으로 스무디 한 잔을 받아 기뻐할 때에도 사라지지 않았던 얼굴 한 켠에 있던 그늘이 어느덧 희미해져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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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want to try Kimchi?"

"Umm, is this spicy?"

"Yes, it is hot and spicy. But you may try. You will love it."

"Okay. Please give me some."

"Here you are."

190cm가 넘는 키에 파란 눈, 노란 머리, 하얀 피부를 가진 친구의 접시 위에 그나마 덜 매워보이는 부분을 골라 올려 놓는다. 접시에는 이미 밥과 잡채, 불고기가 올려져 있다.

“Enjoy your meal."

"Thanks."

노란 머리 친구는 천천히 걸어가면서 포크로 김치를 푹 찍었다. 김치를 밥과 함께 먹는 것을 모르는 그 친구는 곧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Ice water를 연신 들이켰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요한과 주변 한국인들이 깔깔대며 웃어주었다.

(사진 안의 사람의 요청으로 삭제하였습니다.)


바쁘게 김치를 퍼주던 요한이 잠깐 고개를 들어보니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게 줄을 서고 있다. 음식을 먹는 Reception Room에서는 힘찬 장구소리가 둥둥둥둥 울리고 있다.



“Hey, Yohan. Thank you for the food."

"My pleasure. Do you like it?"

"Yes, I love it. I didn't know that Kimchi and Pulgogi are that much delicious."

"Haha, you are now a Korean."



10월 1일 목요일 오늘. 5번째 한인학생의 날이 열렸다. SWBTS에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인 학생들을 위해서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이 날을 제정했다. 이 날 Chapel 때는 한국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식으로 예배를 드린 후 한국 음식을 모든 학교 학생, 교수, 직원 및 가족들에게 제공한다. 식사를 하면서 사물놀이 같은 한국 전통 문화를 선보이는 시간을 갖는다. 불고기와 잡채 등 음식들은 Dallas-Fortworth 주변 한인 교회에서 연합해서 Support하고 음식들을 보관하고, 서빙하고, 안내하고, 치우는 역할은 한인 학생들, 특히 결혼하지 않는 싱글들이 담당한다.



“수고하셨습니다!!!”

“누나, 정말 수고하셨어요.”

“아냐, 네가 고생 많았다.”

“회장 형, 욕 보셨네요.”

“하하, 욕 봤다는 표현 정말 오랜만에 듣는다. 그거 아저씨들이 쓰는 말 아냐?”

“아저씨 맞잖아요.”

“야, 죽을래?”

행사가 모두 끝난 후 정겨운 덕담(?)을 나누는 가운데 요한은 슬그머니 몸을 뺀다.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한국말을 듣고, 한국말을 하고, 한국사람들과 교제하였지만 더 이상 그의 얼굴에 그림자는 지지 않는다. 미국에 공부하러 온 한국인으로써, 문화와 생각이 전혀 다른 외국인들 사이와 유달리 이 학교에 많이 몰려있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확실한 방향을 잡은 듯 미소를 띄우며 교실 문을 밀고 들어간다.

“Hi. I am Yohan. I want to be a good English speaker, as 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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